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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의 글로벌 산책] 내가 넷플릭스에 푹 빠진 이유
2020-06-23 오전 6:44:35 김재우 mail jnmltd@gmail.com


    [김재우의 글로벌 산책] 내가 넷플릭스에 푹 빠진 이유

     

    요즘 넷플릭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국에서 월 정액제에 가입해 아프리카 수단에 오길 참 잘 했다. 여기서는 안타깝게도 미국에 접속하는 모든 사이트는 통제다. 처음에는 넷플릭스를 킬링 타임용으로만 여겼는데, 잘못했다! 지금은 180도 바뀌었다.


    수단에서는 넷플릭스 화면에 아랍어가 자동으로 뜬다. (필자 휴대폰 갈무리)


    무궁무진한 콘텐츠에 내용까지 탄탄하고, 무엇보다 필자의 눈에는 이렇게 클 것 같지 않던 기업의 성장세가 흥미롭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성장 스토리를 눈여겨 보게 되는 직업병'인 듯 싶다.

    넷플릭스는 처음에는 정말 볼 품 없었다. 1997년 실리콘밸리에서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소위 '비디오 유통업'으로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한창 유행했던 그 비디오 대여점, 정확히 그 장사였으니 실리콘밸리에서도 그냥 평범한 수준이었다. 당시 미국은 블록 버스터라는 이름도 근사한 대형 비디오 대여점이 있었는데, 거기에 비하면 넷플릭스는 정말이지 동네 꼬마 수준도 안되었다.

    최소한 내게는 그랬다. 2000년대 초, 블록 버스터는 그야말로 모든 비디오를 갖춰놓은 초대형 매장이었다. 빌려간 비디오를 반납하고, 10달러에 10개를 빌리는 프로모션이 있을때면 형과 함께 TV 앞에 앉아보는 작은 행복을 누리곤 했다.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르는 재미는 마치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재미와도 비슷했다. 


    그런데 어느덧 넷플릭스 마니아들이 생겨났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1/N로 가입비를 내고 서로 추천하더니 마침내 비대면, 집콕의 시대에 대세가 되었다. 그 사이에 블록 버스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없었다.

     

    오래 전에 본 꼬마가 훌쩍 큰 느낌일까? 기분이 좋았다. 넷플릭스는 꼬마 때부터 창업자의 철학과 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실리콘밸리에서도 멋있는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회사의 속 내용은 더욱 알차다. 

     

    프로그램에 쉽게 싫증내는 필자까지도 붙들만큼 콘텐츠를 마구 쏟아낸다. 이 막강한 힘은 경쟁사들이 어지간해서는 따라올 수 없다. 넷플릭스가 콘텐츠로 승부한 시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즘처럼 1년도 안되어 바뀌는 테크 시대에 꽤 오랜 노하우를 갖춘 셈이다.

     

    '왜 데이터보다 콘텐츠일까?'

     

    데이터는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수 차례 분석이 필요하다. 하지만 콘텐츠는 다르다.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바로 알 수 있다. 직관적이고 알고리즘 분석이 그만큼 쉽다. 누가 어느 시간에 접속해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지를 바로 알 수 있다. 비디오 대여점 주인이 무협 영화를 자주 빌리던 나를 기억하듯.. 이제 주인장의 눈썰미와 기억을 인공지능(AI)추천이라는 근사한 말로 바꾸었을 뿐이다.


    넷플릭스는 무서울 정도로 고객에 집착한다. 창업자 겸 CEO인 리드 해스팅스(Reed Hastings)는 이제 환갑을 맞은 실리콘밸리의 베테랑이다. 페이스 북에서는 실무 책임자로서, 마이크로소프트 에서도 10년을 함께 했다. 유투브가 구글에 인수되기 전에는 인터넷 방송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하던 사이다. 소위 실리콘밸리의 기업 문화, 체질에 인재를 보는 안목까지 다 갖췄다. 보스턴 출신에 스탠포드 대학을 졸업한 소위 잘 나가는 백인!


    그는 자신의 부류가 좋아할 만한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다. 하원의원에서 대통령이 된 하우스 오브 카드였다. 이 드라마는 케빈 스페이시를 포함해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배우와 연출로 철저히 고객의 입맛에 맞게 제작 되었다. 대 성공이었다. 유료 가입자 수는 급격히 늘었고, 직접 만들어 배급할 수 있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콘텐츠를 만들고 플랫폼을 갖춘 이 회사는 콘텐츠 제작에 엄청난 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2019년 한 해에만 콘텐츠에 투자한 금액이 무려 18조 원이다. 우리나라의 어지간한 대기업 매출액을 모두 쏟아 부을 정도다.

     

    추천 시스템의 알고리즘은 생각보다는 사람의 손이 훨씬 많이 들어간다. 필자가 데이터 분석을 전공할 당시가 20년 전인데 그때와 지금이 거의 차이가 없다. 데이터에서 원하는 것들을 뽑아내기 위해 필터링을 하는 1차 가공에는 일일이 검열(?)이 필요하다. 하지만 데이터는 사람의 손을 한번 타고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때부터 인공지능의 힘이 발휘된다. 사람의 수작업을 줄이려고 인공지능에게 딥 러닝(Deep learning)을 시키는 것이다. 20년간 인공지능이 달라진 점은 사람의 손을 조금이나마 덜 타게 하는 노력 정도다. 

     

    어제는 최신 미드, 오늘은 13세기의 몽골 제국에 관심을 갖고 내일은 이슬람 종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다면 알고리즘은 헷갈릴 수 밖에 없다. 태그를 붙이는 것은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이 태그를 21세기, 미국, 13세기, 몽골, 미드, 다큐멘터리, 이슬람 식으로 나열한다면 그 다음의 추천 값은 어떻게 나올까?

     

    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내용들이 감이 안 잡히겠는데?’

     

    아마 한번 손을 거친 값을 두고 인공지능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내게 오는 추천은 잘 맞지 않는다. 나보다는 일관되게 멜로를 선택하는 아내를 고객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모든 사람이 고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넷플릭스에 푹 빠져 있다. 내게는 직관적인 선택의 권리가 있으니까...


    김재우 박사/글로벌인재학자


    칼럼에 대한 자유스러운 의견은 jnmltd@gmail.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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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서울데일리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0-06-23 06: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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