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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7080, 추억을 찾아서 (기획 연재-1)
2018-12-23 오후 8:29:18 박선철 기자 mail scottie_park@naver.com

    7080 세대들이 그시절 열광했던 아이템들은 디스코텍, 롤러장, 당구장 등 손에 꼽을 정도 였다. 2,30 년간 거의 고사 직전까지 갔던 당구장들이 요즈음엔 눈만 돌리면 찾을 수 있을 만큼 눈에 띄게 늘어났다.

    최근엔 금연법까지 실시되어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즐기는 국민 오락이 되었다. 가격도 10분당 1,000원 ~2,000 원 정도로 1만원이면 서너명이 한시간 동안 즐길 수가 있다.

    7080세대의 남자들에게 당구장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대학시절 그들이 즐기던 오락이었기 때문이다.

    당구를 즐기다 뒤를 돌아보면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졸리는 눈을 부비며 남자 친구를 기다리던 영숙, 경자, 미자등 여자 친구의 얼굴이 아련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리라. 

    추억이 그리운 탓일까, 최근 당구장을 찾는 약 80%는 퇴직예정자 혹은 퇴직 3년 내외의 퇴직자들이다.  50대 중후반에서 60대 초반인 그들은 수십년 동안 현장일선에서 열심히 경제활동한 분들이다. 현역에서 은퇴한 후에 취미로 시작한 인생 2막이, 바로 그들의 7080 청춘시절 즐겨 치던 국민 스포츠 ‘당구’다. 우리는 이들을 `당구 세대‘라고 부른다. 이들이 현재 제2의 당구 붐을 일으키고 있다.


    시니어 세대들은 당구에 열광한다 = 박선철 기자


    당구는 여러가지 면에서 좋은 스포츠 이다.

    첫째, 공의 진로와 타격 등에 대한 변수들이 많아서 항상 머리를 써야 하므로 치매 예방에 특효약이다.

    둘째, 당구대 주위를 빙빙 돌며 최적의 자세를 취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야 하므로 제법 걷기 운동이 되므로 육체 건강에도 좋다.

    셋째, 예기치 않은 '쫑'으로 인한 예기치 않은 기쁨과 슬픔이 수시로 발생하므로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넷째, 경기도중 친구들과 평소에 못했던 얘기도 나눌수 있어 사교 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다섯째, 실내 경기라 안전 사고의 위험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여섯째, 금전적으로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골프에 비교하면 1/10~ 1/20의 금액으로도 하루종일 놀 수 있다.

    일곱째, 커피, 콜라, 사이다, 녹차등 왠만한 커피숍 못지않은 다양한 음료를 무료로 무한 리필 받을 수 있다. 이들 음료는 당구비에 포함되어 있고, 종업원이 서빙을 해주므로 일반 커피숍에 비해서도 저렴한 가격에 럭셔리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7080 세대들에게 당구는 젊은 시절 거의 유일한 오락거리였다.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서울 강남역점의 점주는 “당구는 치열했던 젊은 시절 향수가 배어있다. 축하할 일이 있거나 위로해야 할 일, 스트레스 풀어야 할 때 동료들과 당구장을 찾았다. 이제는 내가 또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추억을 심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중년 남성들에게 당구장 창업이 퇴직 이후 인생2막의 핫한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의 포항점주 얘기대로 중년 남성들의 로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얼마전 서울 시내 당구장을 방문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오전 11시께 종로3가에 있는 국일관 당구장을 갔는데, 시니어 손님들로 꽉차 있었다. 40여대 당구테이블을 갖춘 대규모 당구장임에도 불구하고 빈 공간이 없을 정도였다. 이런 모습은 오후 5시까지 지속됐다.

    그야말로 당구장이 시니어들의 사교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당구장은 고교동문들의 아지트, 커뮤니티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머리 희끗희끗한 동문끼리 1주일에 한두번씩 만나 당구도 치고, 회포를 풀곤한다.

    은퇴한 시니어들은 마땅히 즐길거리도 없고, 그럴 공간도 없다. 실외활동으로는 등산을 첫손가락으로 꼽는다면, 실내활동으로는 당구 외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접근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당구만한 게 또 있을까.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노인복지관에 당구장을 설치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치매예방이나 노인들의 생활체육으로 적격이라고 하는데, 당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당구장 운영방식에서도 ’시니어‘바람이 불고 있다.

    일명 킬링타임(오전타임대)에 시니어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당구장은 ’경로우대‘ 요금을 적용, 정상요금에서 30%정도 할인해주기도 한다. 은퇴 후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시니어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혜택이다.

    또 잘 찾아보면 변두리 지역에는 1만원만 내면 하루 종일 칠 수있는 당구장도 있다. 한사람이 여러명의 친구들을 불러들일 가능성이 높고, 당구는 주로 2~4명이 치므로 주인 입장에서도 사람이 많을 수록 수입이 커지므로 이익이다.

    이런 경영방식은 당구장 점주나 시니어 손님 모두에게 ‘윈윈’모델이다. 시니어는 적은 비용으로 여러 명이 시원한 실내에서 취미할동을 즐길수 있다. 당구장 경영측면에서는 오전의 빈 시간을 활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러다보니 당구장 점주들이 시니어손님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당구장에 따라서는 시니어들이 마케팅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젊은시절 당구를 즐겼던 시니어들이 다시 당구장 창업과 당구장 손님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의 인생 2막에 당구가 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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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서울데일리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8-12-23 20:2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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